식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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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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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솔

권복례 0 2249
저자 : 권복례     시집명 : 천안시인회 13집-불혹
출판(발표)연도 : 2007년     출판사 : 오늘의 문학사
식솔

쌍용동 한정식 식당에서 영하 엄마하고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영하엄마는 영하를 데리러 초등학교 쪽으로 가고
쌍용대로에 있는 프라임치과에 예약이 있어
나는 식당 화장실로 들어가
칫솔에 치약을 묻히다가
세면대위에 놓여있는 칫솔 통을 보았다
둥근 칫솔 통에는 칫솔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우리 집 화장실에 있는 칫솔을 세어보았다
현관 앞에 딸린 화장실에 있는 두 개의 칫솔은
물기가 마른지 오래다
우리 집 쌀바기지가 물기가 며칠씩 마르듯이
식솔들이 사용하던 칫솔과 함께 나도 메말라 가는



방금 전에 치료한 아래 어금니의 잇몸에
마취가 풀리는지 통증이 온다

내가 걷는 아파트 진입로의 느티나무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있다
삼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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