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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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poemlove 1 24539
저자 : 이정하     시집명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1 Comments
곽동선 2004.01.17 00:55  
술취한 봄아.

함부로
입을
열기가 거북해서
벙어리처럼
남의 입만 지켜보았지요.

지난 세월에 묻혀진
열쇠를

나도
갖고 싶어서

마냥 흔들어보며
앙칼진 목소리로
날 호통치던 일도

늦은 귀가 시간에
거나하게

술취한
봄아,

세단뛰기 선수는
물러가라는 듯이 날던
담타기의 명수가 아니던가.

손쉽게 넘던
담도

곤히 자던 사람을 부르는

순산한 아기의 이름을 부르면

누구세요
내다
어서 문 좀 열어

집안으로 들어가는
걸쇠로 열어주며

하는 말은
또, 술 드셨구려

다음엔
일찍, 일찍 들어오시구려

술 드시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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