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하다 中 -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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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9 16:51
저자 : 김소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는 벼룩을 사랑하였고 벼룩을 사랑하는 지네의
지저분한 다리들을 사랑하였다 나는 푸른 곰팡이가
피어난 밥을 맛있게 먹어댔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깨진
달걀과 놀아났다 나는 남들이 피우다 버린 꽁초를 주워
사랑을 속삭였고 징그러운 비단뱀이 버리고 간 허물을
껴안고 환하게 웃었다 나는 말라죽은 화분의 누런 잎과
간통하였고, 나는 텅 비어 있는 액자를 모셔놓고,
오! 나의 사랑이여, 헤프게 헤프게 고백을 하였다
지저분한 다리들을 사랑하였다 나는 푸른 곰팡이가
피어난 밥을 맛있게 먹어댔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깨진
달걀과 놀아났다 나는 남들이 피우다 버린 꽁초를 주워
사랑을 속삭였고 징그러운 비단뱀이 버리고 간 허물을
껴안고 환하게 웃었다 나는 말라죽은 화분의 누런 잎과
간통하였고, 나는 텅 비어 있는 액자를 모셔놓고,
오! 나의 사랑이여, 헤프게 헤프게 고백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