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곳으로 가는 도중에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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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4 16:45
저자 : 류시화
시집명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누나 이제 그만 바다로 손을 뻗어
배들의 돛을 잡아 올려요
이제 그만 저 반짝이는 섬들을 건져올려요
멀리 모래사장 위에 개들은 어슬렁거리고
여름은 얼룩을 남기며 가고 없는데
이제 그만 누나 우리 얼굴을
얼굴 속에 파묻어요 태양 저 편 더 많은
태양이 빛나지만 우리 이마는 차가워 이제
그만 우리 목에 감은 모래의 두 팔을
풀어 놓아요 망나니들은 모여 칼춤을 추고
바다 위에서 거인과 천사는 싸움을 하는데
우리는 침묵하고 우리 이마 위에는 일식이 드리워지는데
누나 이제 그만 배들의 돛을 잡아올려요
이제 그만 저 반짝이는 섬들을 건져올려요
우리 온 곳으로 가는 도중에
불꽃나무는 시들고 나무위 큰곰별은 추워서 떠는데
그런데 누나 저 구름이 구름 뒤에
뿔 달린 호랑이들을 감추고 있어요
배들의 돛을 잡아 올려요
이제 그만 저 반짝이는 섬들을 건져올려요
멀리 모래사장 위에 개들은 어슬렁거리고
여름은 얼룩을 남기며 가고 없는데
이제 그만 누나 우리 얼굴을
얼굴 속에 파묻어요 태양 저 편 더 많은
태양이 빛나지만 우리 이마는 차가워 이제
그만 우리 목에 감은 모래의 두 팔을
풀어 놓아요 망나니들은 모여 칼춤을 추고
바다 위에서 거인과 천사는 싸움을 하는데
우리는 침묵하고 우리 이마 위에는 일식이 드리워지는데
누나 이제 그만 배들의 돛을 잡아올려요
이제 그만 저 반짝이는 섬들을 건져올려요
우리 온 곳으로 가는 도중에
불꽃나무는 시들고 나무위 큰곰별은 추워서 떠는데
그런데 누나 저 구름이 구름 뒤에
뿔 달린 호랑이들을 감추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