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류시화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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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80
2002.08.14 16:52
저자 : 류시화
시집명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거미의 계절이 왔다 오월과
유월 사이 해와
그늘의 다툼이 시작되고
거미가 사방에 집을 짓는다
이상하다 거미줄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는 것은
한 때 내가 바라던 것들은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그 중심점에 거미만이 고독하게 매달려 있다
돌 위에 거미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나는
한낮에 거미 곁을 지나간다
나에게도 거미와 같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
거미, 네가 헤쳐나갈 수 많은 시간들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거미에게 나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다만 오월과 유월 사이 내
안의 거미를 지켜볼 뿐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 날 수 없는 것
나는 해를 배경으로 거미를 바라본다
내가 삶에서 깨달은 것은 무엇이고
또 깨닫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거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에도
거미는 해를 등진 채 분주히 집을 짓고 있었다
유월 사이 해와
그늘의 다툼이 시작되고
거미가 사방에 집을 짓는다
이상하다 거미줄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는 것은
한 때 내가 바라던 것들은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그 중심점에 거미만이 고독하게 매달려 있다
돌 위에 거미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나는
한낮에 거미 곁을 지나간다
나에게도 거미와 같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
거미, 네가 헤쳐나갈 수 많은 시간들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거미에게 나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다만 오월과 유월 사이 내
안의 거미를 지켜볼 뿐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 날 수 없는 것
나는 해를 배경으로 거미를 바라본다
내가 삶에서 깨달은 것은 무엇이고
또 깨닫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거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에도
거미는 해를 등진 채 분주히 집을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