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심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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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심한 날

자작나무숲 0 2193
저자 : 김낙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아주 심심한 날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날카롭다
아주 무료한 날처럼  갈라진 입술의 갈귀가 아리다
갈곳 모르는 북풍은 나무가지 사이를 돌며 거문고 울음 울고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와줄것 같아 가슴 조인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 분수 앞에는 시베리아님이 활짝 웃고있다
"나타샤"를 만나고 싶으냐고 "강산"님이 물었다
묵묵히 아무도 대답이 없다  다행이다
음악도 아무 상관없이 흐르니 다행이다
지구별 여행을 떠난 철부지 40대 부부는 잘 있을까
벌써 피곤하고 지쳐서 "사그막골" 생각이 날지도 몰라
"그러니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했지!"  내 생각 날지도 몰라
황혼을 놓친 철부지 노인들이 꽁꽁 묶어 놓았던 슬픈 사랑을 한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니 괜찮다
홀로 앓고 있는게 아니니 괜찮다
언젠가 스치고 지나간 인연하나 그렇게 만나는 것이려니
괜찮다! 괜찮다!
밤이 깊어 기어드는 바람이 맵다
호롱불 밝히고 아궁이에 참나무 장작 배부르게 지핀다
떠돌이 별로 가는 꿈을 꾼다
강 하구에는 꿈꾸는 별들이 가득하다
별을 낚는 사공들의 노래도 들려온다
조금만 사랑해서 쉽게 헤어지는 길을 택한 영리한 사람들의 나라에
형벌이 내려질 시간...구경꾼들이 모인다
마교수는 말한다  이제 "아라비아"에 왔습니다
마음이 착한 여자와 펠라티오를 잘하는 여자와 섹스할때 신음소리를 잘내는 여자와
손톱 발톱을 길게 기르는 여자와 속 눈섶이 검고 긴 낙타 눈섶같은 여자와 칠흑같은
검은머리가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여자와  얼굴은 엄청 못생겨도 금덩어리가 많은 남자가
일부 다처제로 사는 나라  여기까지 오는데 삼백년은 걸린듯 싶다
바람도 길이 있는데 사람에게 길이 없으랴  그 길로 가자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맵다
아주 적적한 날처럼  바람의 갈귀가 매섭다
갈곳 모르는 바람은 창살을 두드리고
누군가 문밖에서 서성이다 갈것 같아 가슴 아프다
이제 용서할 시간
내 안에 퇴폐한 문을 열자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
아주 심심한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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