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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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18:00
저자 : 김낙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겨울 강
강가의 시간은 아직도 얼지않고 있다
더운날 풀어논 언약이 아직도 주저리주저리 흔들리고
빈배는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허리춤으로 쌩하니 언 바람이 지나고
한때 사랑했던 그들이 강 저편에서 신기루처럼 손을 흔든다
느티나무를 안고 돌자 바람이 연주를 시작한다
"아무르 강의 물결"
얼지못한 물길이 휘어 돌아 나간다
사랑한다던 낙서가 물결에 떠나간다
늘 가슴의 방은 비어 있다
대문 빗장도 걸어놓은채 강변을 걸었다
한때는 가슴을 풀어 헤친채 열어놓고
주홍 대문안에 베롱나무도 심고 제비꽃도 심고 싶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재우고 싶었다
객고에 피를 토하고 쓸어지던 날 겨울이란걸 알았다
다 잃었다는걸 눈치 챘다
노을 떨어지는 강가에서 모두를 떠나보내고
들개처럼 행려자가 됐다
객지를 느린 걸음으로 걸어보면 안다
물이 어느쪽으로 흘러가는 가를
강변 자작나무숲에 앉아 긴 겨울 편지를 쓴다
저문 강은 숨을 죽인채 이야기에 귀를 기우린다
드디어
강이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한다
강가의 시간은 아직도 얼지않고 있다
더운날 풀어논 언약이 아직도 주저리주저리 흔들리고
빈배는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허리춤으로 쌩하니 언 바람이 지나고
한때 사랑했던 그들이 강 저편에서 신기루처럼 손을 흔든다
느티나무를 안고 돌자 바람이 연주를 시작한다
"아무르 강의 물결"
얼지못한 물길이 휘어 돌아 나간다
사랑한다던 낙서가 물결에 떠나간다
늘 가슴의 방은 비어 있다
대문 빗장도 걸어놓은채 강변을 걸었다
한때는 가슴을 풀어 헤친채 열어놓고
주홍 대문안에 베롱나무도 심고 제비꽃도 심고 싶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재우고 싶었다
객고에 피를 토하고 쓸어지던 날 겨울이란걸 알았다
다 잃었다는걸 눈치 챘다
노을 떨어지는 강가에서 모두를 떠나보내고
들개처럼 행려자가 됐다
객지를 느린 걸음으로 걸어보면 안다
물이 어느쪽으로 흘러가는 가를
강변 자작나무숲에 앉아 긴 겨울 편지를 쓴다
저문 강은 숨을 죽인채 이야기에 귀를 기우린다
드디어
강이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