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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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18:02
저자 : 김낙필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孤 島
미쳤다
정수리로 타고오르는 전율이 무슨 까닭이냐
아직도 내게 길 물을 사람이 있었더냐
유혹이냐
아님 미끼더냐
삶은 소망처럼 그리 빛나지 않았다
흐린날 처럼 축축했다
곁을 준 사람조차 시들어 버리는
습기 찬 세상을 살았다
해가 들지 못하도록 높은 담장을 쌓고
하늘을 찌르는 "메타쉐콰이아" 숲을
가림막으로 세웠다
안에 음지 식물을 키우고
바람을 막았다
내 땅은 그렇게 언제나 습했다
새를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내 불새는
어두운 벽을 넘어오지 못했다
날고 싶은 곳은 바깥 세상이 아니다
내 영토의 그늘이다
천년을 머문 바람을 밖으로 좇아보낸다
문은 바위처럼 굳어서
세상을 여는 소리는 천둥소리처럼 포악하다
한 발자국 두렵게
꿀이 흐르는 땅으로 내 딛는다
백사람의 이름을 외듯
한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내가
왜 지쳐가고 있는지
나는 물론 안다
미쳤다
정수리로 타고오르는 전율이 무슨 까닭이냐
아직도 내게 길 물을 사람이 있었더냐
유혹이냐
아님 미끼더냐
삶은 소망처럼 그리 빛나지 않았다
흐린날 처럼 축축했다
곁을 준 사람조차 시들어 버리는
습기 찬 세상을 살았다
해가 들지 못하도록 높은 담장을 쌓고
하늘을 찌르는 "메타쉐콰이아" 숲을
가림막으로 세웠다
안에 음지 식물을 키우고
바람을 막았다
내 땅은 그렇게 언제나 습했다
새를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내 불새는
어두운 벽을 넘어오지 못했다
날고 싶은 곳은 바깥 세상이 아니다
내 영토의 그늘이다
천년을 머문 바람을 밖으로 좇아보낸다
문은 바위처럼 굳어서
세상을 여는 소리는 천둥소리처럼 포악하다
한 발자국 두렵게
꿀이 흐르는 땅으로 내 딛는다
백사람의 이름을 외듯
한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내가
왜 지쳐가고 있는지
나는 물론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