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사람들10-젊은 날의 꿈 -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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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6 02:52
저자 : 고정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땅의 사람들10
-젊은 날의 꿈
고정희
어두운 날들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조금 마신 후에 바라보는 산
아주 가까우면서도 먼 산 하나
그 산에 나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
길다면 긴 서른아홉 해 동안 나는
산으로 가는 길을 죄다 더듬었지만
미지로 열린 그 오솔길들은
원으로 원으로 원으로
떠났던 문에 닿아 있을 뿐,
운무 자욱한 어여뿐 산 봉우리
저무는 강둑에 고요히 서 있습니다
하늘이 스스로 빛깔을 바꾸고
황혼의 옷자락이 지평선을 덮습니다
이윽고 막막궁산,
막막궁산 속으로 달빛 들어가니
텅 빈 길 위에 어리는 사람이여
썼다가 지우고 지웠다가 다시 쓰는
더는 부치지 못할 편지를 위하여
간담이 서늘한 쑥국새 울음
광망한 정적으로 가슴을 칩니다
-젊은 날의 꿈
고정희
어두운 날들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조금 마신 후에 바라보는 산
아주 가까우면서도 먼 산 하나
그 산에 나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
길다면 긴 서른아홉 해 동안 나는
산으로 가는 길을 죄다 더듬었지만
미지로 열린 그 오솔길들은
원으로 원으로 원으로
떠났던 문에 닿아 있을 뿐,
운무 자욱한 어여뿐 산 봉우리
저무는 강둑에 고요히 서 있습니다
하늘이 스스로 빛깔을 바꾸고
황혼의 옷자락이 지평선을 덮습니다
이윽고 막막궁산,
막막궁산 속으로 달빛 들어가니
텅 빈 길 위에 어리는 사람이여
썼다가 지우고 지웠다가 다시 쓰는
더는 부치지 못할 편지를 위하여
간담이 서늘한 쑥국새 울음
광망한 정적으로 가슴을 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