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 -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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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 - 고정희

poemlove 1 7246
저자 : 고정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사십대

 고정희


사십대 문턱에 들어서면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기다릴 인연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니, 와 있는 인연들을 조심스레 접어 두고
보속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씨뿌리는 이십대도
가꾸는 삼십대도 아주 빠르게 흘러
거두는 사십대 이랑에 들어서면
가야 할 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선택할 끈이 길지 않다는 것도 안다
방황하던 시절이나
지루하던 고비도 눈물겹게 그러안고
인생의 지도를 마감해야 한다

쭉정이든 알곡이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대,
사십대 들녘에 들어서면
땅바닥에 침을 퉤, 뱉아도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1 Comments
김순옥 2008.01.31 23:04  
사십은 아니지만 그 앞에 다가서니 문득 들은 이 시가 잊혀지지않아
인터넷을 뒤져봅니다. 시의 제목만 알아서...시인이 누구인지 몰랐답니다.
너무 멋지고 사람의 마음에 스며드는 그런 시인 것 같아요.
벌써 고인이시라니 참 아쉽네요. 더 많은 시를 만나보고 싶었는데...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