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山門)
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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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5 14:28
저자 : 전흥규
시집명 : <문장21>2010년 가을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산문(山門)
-通度寺 가는 길
전흥규
책상머리에서 길을 찾는다.
깊은 수렁으로 계단만 꺼져갈 뿐
발 옮겨갈 곳 없다.
벗어나 바라보자고 얹혀간 곳,
절에서 그 길마저 끊겼다.
문짝도 없는 산문에서
들끓는 인파 속으로
풍경마저 안팎에 걸려 있다.
다시 길을 묻는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묻는다.
밖으로 나가는 길을 묻는다.
외진 절담을 타고 돌아 가보고
개짓는 소리를 찾아 가보지만
사방 나 서 있는 곳에 갇힌 채
신은 누각 안에서도
축대 위에서도
도통(道通) 어디로 가려하지 않는데
왜 나는 여기서 길을 묻는가.
길을 잃고
내 발을 붙들고 있는 것은
이 대단한 절이 아니다.
-通度寺 가는 길
전흥규
책상머리에서 길을 찾는다.
깊은 수렁으로 계단만 꺼져갈 뿐
발 옮겨갈 곳 없다.
벗어나 바라보자고 얹혀간 곳,
절에서 그 길마저 끊겼다.
문짝도 없는 산문에서
들끓는 인파 속으로
풍경마저 안팎에 걸려 있다.
다시 길을 묻는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묻는다.
밖으로 나가는 길을 묻는다.
외진 절담을 타고 돌아 가보고
개짓는 소리를 찾아 가보지만
사방 나 서 있는 곳에 갇힌 채
신은 누각 안에서도
축대 위에서도
도통(道通) 어디로 가려하지 않는데
왜 나는 여기서 길을 묻는가.
길을 잃고
내 발을 붙들고 있는 것은
이 대단한 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