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공원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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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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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공원 - 정호승

poemlove 0 6626
저자 : 정호승     시집명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서대문공원에 가면
사람을 자식으로 둔 나무가 있다

폐허인 양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사형 집행장 정문 앞
유난히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말했다
사형집행이 잇는 날이면
애써 눈물은 감추고 말했다

그래 그래
네가 바로 내 아들이다
그래 그래
네가 바로 내 딸이다

그렇게 말하고
울지 말고 잘 가라고
몇날 며칠 바람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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