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수(梟首)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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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6 09:41
저자 : 정호승
시집명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내가 내 목을 잘라
한강 모래밭 장대 끝에 높이 걸어놓았나니
내가 내 목을 잘라
지구 위 나뭇가지 끝에 매달아놓았나니
슬프도다 바람이여
이제는 나를 간간이 말려주고
한강을 지나는 밤기차의 따스한 불빛을
한번만 더 보게 해주고
내 호주머니에 든 굳가락 하나
멀리
강물 속으로 던져다오
한강 모래밭 장대 끝에 높이 걸어놓았나니
내가 내 목을 잘라
지구 위 나뭇가지 끝에 매달아놓았나니
슬프도다 바람이여
이제는 나를 간간이 말려주고
한강을 지나는 밤기차의 따스한 불빛을
한번만 더 보게 해주고
내 호주머니에 든 굳가락 하나
멀리
강물 속으로 던져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