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 정호승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경주 남산 - 정호승

poemlove 0 6673
저자 : 정호승     시집명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봄날에 맹인 노인들이
경주 남산을 오른다
죽기 전에
감실 부처님을 꼭 한번 보고 죽어야 한다면서
지팡이를 짚고 남산에 올라
안으로 안으로 바위를 깎아 만든 감실 안에
말없이 앉아 있는 부처님을 바라본다
땀이 흐른다
허리춤에 찬 면수건을 꺼내 목을 닦는다
산새처럼 오순도순 앉아 있다가
며느리가 싸준 김밥을 나누어 먹는다
감실 부처님은 방긋이 웃기만 할 뿐 말이 없다
맹인들도 아무 말이 없다
해가 지기 전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
일행 중 가장 나이 많은 맹인 노인이
그 부처님 참 잘생겼다 하고는
캔사이다를 마실 뿐
다들 말이 없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