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 천상병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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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6 11:50
저자 : 천상병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주일(主日)
내년 이 꽃을 이을 씨앗은
바람 속에 덧없이 뛰어들어 가지고,
핏발 선 눈길로 행방을 찾는다.
숲에서 숲으로, 산에서 산으로,
무전여행을 하다가
모래사장에서 목말라 혼이 난다.
어린 양 한 마리 돌아오다.
땅을 말없이 다정하게 맞으며,
안락의 집으로 안내한다.
마리아.
나에게도 이 꽃의 일생을 주십시오.
내년 이 꽃을 이을 씨앗은
바람 속에 덧없이 뛰어들어 가지고,
핏발 선 눈길로 행방을 찾는다.
숲에서 숲으로, 산에서 산으로,
무전여행을 하다가
모래사장에서 목말라 혼이 난다.
어린 양 한 마리 돌아오다.
땅을 말없이 다정하게 맞으며,
안락의 집으로 안내한다.
마리아.
나에게도 이 꽃의 일생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