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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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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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길

관리자 0 10916
저자 : 이향아     시집명 : 강물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9     출판사 : 나남
늦은 가을 길
 
                    이향아
 
 
머리 숙여 귀향하는
늦은 가을 길
햇살은 어제보다
수척해졌다

옷 벗는 나무 아랠
발끝으로 지나면서
총총하던 목숨이여
휘청거린다

더듬거리며
더듬거리며
포기할 수 없는
약속같은 것을
고백같은 것을

고추잠자리 낮게 뜬
하늘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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