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새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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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새를 보며

poemlove 0 7009
저자 : 도종환     시집명 : 부드러운 직선
출판(발표)연도 : 1998     출판사 : 창작과 비평사
똑같은 새를 보며

도 종 환

아름다운 목소리 지닌 새도
그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나오는 부리로
필사적으로 벌레를 잡아먹는다
고고하고 우아한 몸직으로 날아가는 새들도
물가에 내려 비린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진흙탕에 발을 딛고
날개와 깃털에 온통 흙물 묻힌 채
먹을 것을 찾는다

그러나 똑같은 그 새들을
오늘 다르게 본다

거친 털에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벌레를 잡아먹어가면서도
저 새는 저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구나
온몸에 흙탕칠을 하며 먹을 것을 구하던
새들도 저리 환하게 날아가는구나
제 하늘 제 소리를
저렇게 지켜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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