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미소 -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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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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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미소 - 김지하

관리자 0 4603
저자 : 김지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잠에서 깨어
이슬 속 가득 찬 외침으로 깨어
새벽길 빛나던 하아얀 풀들
쓰러져갔네
쓰러져갔네
내 발길 아래
등뒤로 아득히 잊혀져갔네

가슴에는 뉘우침
천근을 메고 달아났었네
허덕이며 숱한 산굽이 돌아 허덕이며
저 외침 저 머나먼 도시
끝끝내는 핏발 선 벗들의 저
눈동자 속
매질 속으로
녹슨 철창 속
저 허전한 자유 속으로

다시 새벽이 오고
더운 이마에 이슬 내릴 때
아아 그러나 일어서고 있었네
내 발길 아래
등뒤로 아득히 잊혀져간 풀들
일어서 여름 대지의
혼인 듯 새하얗게 타고 있었네
내 발길 아래
등뒤로 아득히 잊혀져간 풀들
일어서 여름 대지의
혼인 듯 새하얗게 타고 있었네
비탈도 골짜기도 산등성이도 모두 일어서
함성인 듯 불길인 듯 미쳐 일어서
나는 그때 처음으로 미소를 배웠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역사를 알았네
스물세살 나던 해 뜨거운 여름
퍽도 어리숙한 시절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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