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사람의 -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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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사람의 - 김지하

관리자 0 4404
저자 : 김지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해는
사람의 발만큼한 넓이밖에 안 가졌네
아무도 오고 있는
오고 있는 저 회오리를 알지 못하지
벌판에선 그러나
풀잎마저 바람에 하늘하늘 춤춘걸
때로 바람은 산까지도 옮긴걸
한땐들 출렁이지 않는 물결이 없듯이
낡은 칼은 이윽고 이가 빠졌네, 아나
바람이 들며 나며 소리질러도 모르지

해는 사람의 발만큼한
넓이밖에 안 가졌네 해는 바볼세
불로 다진 강쇠가 불속에 녹고
물이 기른 도시가 물속에 잠이 든걸
아무도 이젠 모르지

가위 눌린 신음들이 기어다니고
때로 사람들은 미쳐버렸네, 아나
이가 빠져 모르고
그렇지

아나 모르나
한땐들 매질 없는 밤이 있었나
한땐들 돌팔매질 없는 날이 없었지
없어
물에 깎이듯이
바위가 물에 자꾸만 깍이듯이 그렇지
온단 말이세
낡은 칼이 이윽고 이가 빠져 울며
바람조차 못 베어 소리쳐 울며
녹스는 날이, 아나 해는 바볼세 아나
해는 사람의 발만큼한
넓이밖에 안 가졌네, 아나 모르나

쳇!
알턱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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