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는 곳에 -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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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6 15:56
저자 : 김지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희한하다
더러운 개울물이 졸졸졸
소리만은 맑은 곳에 나는 있어라
물가에는 답싸리
똥덩어리 쓰레기 두엄더미 더불어
애기 머리만한
호박들이 열리고
꽃도 피었어라 참으로 희한하다
물이 늘면 비 내리고 내리 비가 내리면
또 물이 늘어 강물인 듯이
강물인 듯이 우렁차게도 외쳐대는 곳
밤낮으로 시달린 끝내는 하아얀 조약돌들이
저리도 눈부시게
반짝이는 곳 반짝이는 곳
그곳에 나는 있어라
큰 돌이 때론 흰 물살을 이루고
때론 푸른 하늘마저 내려와 몸을 씻는다
밤마다 지친 일꾼들의 먼지를 씻는다
지쳐 대처에서 돌아온 큰애기들
더럽힌 몸도 마음도 씻는다 희한하다
더러운 개울물이 졸졸졸
아아 머나먼 바다로 가리라
끝내 가리라 쉬임없이
꿈만은 맑은 곳에 지친 나는 서 있어라
더러운 개울물이 졸졸졸
소리만은 맑은 곳에 나는 있어라
물가에는 답싸리
똥덩어리 쓰레기 두엄더미 더불어
애기 머리만한
호박들이 열리고
꽃도 피었어라 참으로 희한하다
물이 늘면 비 내리고 내리 비가 내리면
또 물이 늘어 강물인 듯이
강물인 듯이 우렁차게도 외쳐대는 곳
밤낮으로 시달린 끝내는 하아얀 조약돌들이
저리도 눈부시게
반짝이는 곳 반짝이는 곳
그곳에 나는 있어라
큰 돌이 때론 흰 물살을 이루고
때론 푸른 하늘마저 내려와 몸을 씻는다
밤마다 지친 일꾼들의 먼지를 씻는다
지쳐 대처에서 돌아온 큰애기들
더럽힌 몸도 마음도 씻는다 희한하다
더러운 개울물이 졸졸졸
아아 머나먼 바다로 가리라
끝내 가리라 쉬임없이
꿈만은 맑은 곳에 지친 나는 서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