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 애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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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 애린 4

hanwori 0 7842
저자 : 김지하     시집명 : 애린
출판(발표)연도 : 1986     출판사 : 실천문학사
그 소, 애린 4

                        김지하


외롭다
이 말 한 마디
하기도 퍽은 어렵더라만
이제는 하마
크게
허공에 하마
외롭다

가슴을 쓸고 가는 빗살
빗살 사이로 언듯언듯 났다 저무는
가느란 햇살들이 얕게 얕게
지난날들 스쳐 지날수록
얕을수록
쓰리다

입 있어도
말 건넬 이 이 세상엔 이미 없고
주먹 쥐어보나
아무것도 이젠 쥐어질 것 없는
그리움마저 끊어진 자리
밤비는 내리는데

소경 피리소리 한 자락
이리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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