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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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나무

박인걸 0 713
저자 : 박인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6.12.31     출판사 :
벌거벗은 나무

겉옷을 훌훌 벗어
허공에 던져버린 나무들이
차가운 겨울에 떨고 있지만
그 기상은 의연하다.

입음의 거추장스러움과
꾸밈의 불편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를 즐기는
저 유연한 몸짓이 부럽다.

칼바람이 살갗을 벨 때면
밤새 흔들리며 울지만
자기들끼리 껴안은 동지애가
한 겨울을 견디게 한다.

설풍에 단련한 근육과
零下에 익숙해진 몸짓은
戰場을 누빈 장수같이
그 풍모도 늠름하다.

그 아름다운 숲의 생명력은
특전사를 능가하는 연마로
긴긴 겨울을 건너온
勝木들의 아우러짐이리.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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