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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歸去來辭)/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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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정용진     날짜 : 17-01-11 22:43     조회 : 44    
    · : 귀거래사(歸去來辭)/정용진 시인
    · 저자(시인) : 정용진
    · 시집명 :
    · 출판연도(발표연도) : 2017
    · 출판사명 :
귀거래사(歸去來辭)
                    정용진 시인
 
 귀거래사란 나이 들어 관직이나 평생 하던 사업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려는 심경을 읊은 시가 '귀거래사'다. 귀거래사는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대표적인데 나도 시를 사랑하고 즐겨 쓰는 시인의 한사람으로서 내 인생의 참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한 秀峯 鄭用眞의 歸去來辭를 써서 여기에 올려놓는다.

1)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

자, 돌아가련다.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이제껏 자신의 존귀한 정신을 천한 육체의 노예로 삼았으나
어찌 슬퍼 탄식하여 홀로 서러워하리.
지나간 인생은 후회해도 이미 쓸데없음을 깨달아
장래 인생을 쫓아갈 수 있음을 알았네.
실상 내가 인생길을 갈팡질팡한 것은 오래지 않았나니
지금이 바른 삶이요, 어제까지 그릇됨을 알았네.
고향 가는 배는 흔들흔들 움직여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솔솔 옷깃에 불어온다.
길손에게 고향이 얼마나 머냐고 물어 보며
새벽빛 아직 희미하여 길 떠나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우리 집 대문과 지붕을 보고 기뻐서 뛰어갔네.
머슴들도 기뻐 마중 나왔고
꼬마들은 대문께서 기다리고 있네.
집 마당의 세 줄기 오솔길은 황폐했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나를 반기어
꼬마 손을 끌고 방에 들어가니
술이 가득 독에 담겨
항아리와 잔을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마당의 나무 보고 웃음 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내키는 대로 움직이고
무릎이나 들어갈 좁은 방이라도 편안히 있음을 알았네
동산은 날마다 취향 있는 경치로 바뀌고
대문은 달았으나 언제나 닫힌 채로다
지팡이 짚어 늙은 몸 부축하여 걷다가는 쉬고
때때로 머리 들어 주위를 살핀다.
구름은 산굴 속에서 나와서는 흘러가고
새는 날기가 싫어져 둥지로 들어가네.
저녁 햇빛 그늘져 서산에 지려하고
나는 마당의 외솔을 쓰다듬으며 거니네.
 
돌아가련다.
세상 사람과 교유를 끊고
세상과 나는 서로 잊고 말지니
다시 한 번 관리가 되어도 거기 무슨 구할 것이 있으료
친척과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시름을 지우련다.
농부가 찾아와 나에게 봄소식 알려 주니
이제는 서쪽 밭에 갈이를 시작하자
어떤 때에는 장식한 수레를 명하고
어떤 때는 한 척의 배를 노 저으리니
작은 배 저어 깊은 시내 골짜기를 찾아가고
장식한 수레 타고 험한 언덕 나아가리라.
길가의 나무는 생기 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흘러가네.
모든 만물 봄을 기뻐 맞이하고
내 생은 곧 사라짐을 느끼네.
 
아 그저 그런 것인가
육체가 이 세상에 깃들이는 것이 얼마 동안이리오.
어찌 마음이 명하는 대로 생사를 운명에 맡겨 두지 않으며
어찌 이제 와 덤벙거리며 어디로 가려 하는가
돈도 지위도 내 바라는 바 아니요
신선의 세계도 기약할 수 없네.
따뜻한 봄볕을 그리워하여 홀로 산과 들 거닐고
또한 지팡이 세워 두고 밭의 풀을 뽑는다.
아님 동편 언덕 올라가 느긋이 시를 읊고
맑은 강물 흐르는 곳에서 시를 짓는다.
하늘에 맡겨 죽으면 죽으리니
천명을 즐기며 살면 그뿐, 근심할 일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歸去來辭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乃瞻衡宇 載欣載奔
僮僕歡迎 稚子候門
三徑就荒 松菊猶存
携幼入室 有酒盈樽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倚南牕以寄傲 審容膝之易安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游觀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景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歸去來兮 請息交以絶游
世與我而相遺 復駕言兮焉求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將有事于西疇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2) 秀峯 歸去來辭    秀峯 鄭用眞

나 이제 秋溪洞(Fallbrook)
새 고향에 짐을 풀고 살리라
한 때는 온갖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날뛰고 방황 하였으나
이 모두가 헛꿈이요 헛일이로다.

마음을 펴려 하여도
펼 자리가 없고
선을 행하려하나
악의 뿌리가 너무 깊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험한 인생의 밭을 갈면서
삶의 고귀함을 배웠고
이웃과 더불어 정을 나누며
후회 없이 살아 보려고
동산에 해가 뜨면 일어나
서산에 황금빛 노을이 걸릴 때까지
땀 흘려 일하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애를 썼나니
그 어느 누가 나를 탓하며
내 누구를 원망하랴
부귀를 원하였으나
이 모두 부질없고
공명을 바랬으나
이 모두 허사임을
이제 늦게 깨달았노라.

내 인생에서
지금 이 시간이 참 나의 시간이요
오늘 내 모습이 참 나 자신이로다.
내가 남을 향하여
웃음을 보내면
남도 나에게 미소로 화답하고
내가 남을 향하여 얼굴을 붉히니
남도 나에게 화를 내는구나.

나의
진정한 고향은
京畿道 驪州市 稼業里 50번지
北城山과 舊谷山이 마주보고
煙霞川이
마을 심장을 굽어 도는 황금들
송진덩이 같이 찰진
자채쌀이 풍년인
청명한 땅이지만
하늘이 내게 명하여
San Diego Fallbrook(秋溪洞)에
아부라함 처럼 옮겨와서
아내와 함께 자식들을 키우며
詩心을 닦았나니
이 땅 여기가 바로
나의 새로운 고향이로구나.

나는 이 새 터전에
인생의 닻을 내리고
남은여생
창작의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며
후회 없는 삶을 엮으리로다.
내가 남을 향하여 탓하니
남도 나를 원망하는도다,

어허!
이 모두가 나의 빈 꿈이요
허영에 찬 가식이로다.

하늘은
땅을 향하여 빛을 발하고
산천초목들은 단비를 맞으며
춤을 추는구나,
철따라 백화가 만발하고
그 향기 울안에 가득하여라.

여름에는
곡식과 과목에
물과 거름을 주고
가을에는
주렁주렁 열린
과일들을 거두어들이며
찾아오는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리라.

그러나 나는
神勒寺의 종소리가
驪江에 울려 퍼지며
푸른 물굽이로 요동치고
白磁를 굽는 鶴洞의
저녁연기를 잊을 수가 없구나,

어릴 때 벌거벗고 미역을 감던
고향의 정겨운 친구들
이제는 머리에 서리가 내려
하나 둘 이승을 떠나가고
어린것들이 미루나무처럼 자라서
눈앞에 가득하니
이제 무엇을 더 바라며 원하랴
참으로 가슴 벅차고
감사가 넘쳐나네.

떠나온 조국이 하도 그리워
문 앞에는 우리나라 國花
無窮花를 심었고, 울 가에는
산수유. 대추. 사과. 배. 자몽. 목련. 개나리.
장미. 국화와 歲寒三友를 심었도다.
이들이 철따라 꽃을 피우고
향기를 발하며 열매를 맺으니
참으로 고향인 듯싶구나,

미주 문협에서 문우들과 시심을 논하고
‘오렌지 글사랑 모임’과
샌디에고의‘열린 문학교실’에서 후진들의
창작 지도에 힘을 쏟으니 이보다 더한
삶의 보람이 어디 있으랴
나 이제 새 고향에 머물며
미주의 문물을 더욱 익히고
성경을 읽고, 孔孟의 德을 쌓으리라.
날이 맑으면 과원에 나가
果木을 다듬고
날이 흐리면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古典을 읽고, 詩를 쓰면서
古今의 眞理를 깨우치리니
내 故鄕 驪州人
牧隱 李穡과
白雲居士 李奎報의
詩心을 닮기를 원하노라.

나 그동안
한얼의 民族魂을
일깨우는 심정으로
시를 짓고 글을 썼으며
동포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꽃을 심고 과목을 다듬으며
농작물을 길렀도다.

秋溪洞 山家에는
봄에는 薔薇酒가
가을에는 菊花酒가
숙성하여 향을 발하나니
함께 나누어 드세나

천명을 다하여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나의 육신은
Rose Hill Memorial Park
Adoration Meadow 3435-3.4에 쉬며
靈魂은 天國에 들어가 주님을 섬기면서
永生의 祝福을 누리고
밤에는 은빛으로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별을 헤고
낮에는 太平洋을 넘어 떠나온
祖國을 바라보면서
後裔들을 위하여 祈禱하리라
祖國과 美國과 이웃을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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