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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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밤에

초암 0 745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1     출판사 :
눈 오는 밤에

 

          초암 나상국

 

혹한의 겨울밤

호롱불도 문풍지 울음소리에

맞서 갈기세우고

울력이던 그날 밤

앞산 뒷산에도

건넌 골

구로 꼴

달개 실

그 깊은 골짜기

키 큰 나무 위에도

먼먼 하늘나라의

백설의 이야기가 다분다분

다북다북 쌓이고

뒤란의 오죽 숲도

숨죽이며 몸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추었다

보금자리에 곤히 잠들었던

새들은 놀라서

황망하게 떠나서

어느 초가집 처마밑으로

피난 아닌 피난을

가야만 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윗목 놋화로에 묻어둔 고구마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으로

구수하게 익어가고

옛날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부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문 열려라 참깨

혹부리 영감 등등

지칠 줄도 모르고

이어질 때 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

귓구멍속으로

침은 꼴깍꼴깍 넘어갔다

밤새워 내린 하얀 눈만큼

아버지의 잔정도

쌓이고 쌓여

처마 밑 높이까지 쌓였다

그렇게

눈 오는 겨울밤은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날밤 지새우며

새하얗게 귀 기울여갔다




#을력:울면서 어깨를 들썩 거리는 것 같은것을 표현 했음

#다분다분:눈이 멈추지 않고 하나둘 많이 쌓이는 것을 표현

#다북다북:눈을 가끔씩 보면 어느새 떡시루처럼 켜켜이 쌓이는 것을 표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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