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밤에
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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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08:53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1
출판사 :
눈 오는 밤에
초암 나상국
혹한의 겨울밤
호롱불도 문풍지 울음소리에
맞서 갈기세우고
울력이던 그날 밤
앞산 뒷산에도
건넌 골
구로 꼴
달개 실
그 깊은 골짜기
키 큰 나무 위에도
먼먼 하늘나라의
백설의 이야기가 다분다분
다북다북 쌓이고
뒤란의 오죽 숲도
숨죽이며 몸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추었다
보금자리에 곤히 잠들었던
새들은 놀라서
황망하게 떠나서
어느 초가집 처마밑으로
피난 아닌 피난을
가야만 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윗목 놋화로에 묻어둔 고구마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으로
구수하게 익어가고
옛날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부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문 열려라 참깨
혹부리 영감 등등
지칠 줄도 모르고
이어질 때 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
귓구멍속으로
침은 꼴깍꼴깍 넘어갔다
밤새워 내린 하얀 눈만큼
아버지의 잔정도
쌓이고 쌓여
처마 밑 높이까지 쌓였다
그렇게
눈 오는 겨울밤은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날밤 지새우며
새하얗게 귀 기울여갔다
#을력:울면서 어깨를 들썩 거리는 것 같은것을 표현 했음
#다분다분:눈이 멈추지 않고 하나둘 많이 쌓이는 것을 표현
#다북다북:눈을 가끔씩 보면 어느새 떡시루처럼 켜켜이 쌓이는 것을 표현함
초암 나상국
혹한의 겨울밤
호롱불도 문풍지 울음소리에
맞서 갈기세우고
울력이던 그날 밤
앞산 뒷산에도
건넌 골
구로 꼴
달개 실
그 깊은 골짜기
키 큰 나무 위에도
먼먼 하늘나라의
백설의 이야기가 다분다분
다북다북 쌓이고
뒤란의 오죽 숲도
숨죽이며 몸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추었다
보금자리에 곤히 잠들었던
새들은 놀라서
황망하게 떠나서
어느 초가집 처마밑으로
피난 아닌 피난을
가야만 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윗목 놋화로에 묻어둔 고구마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으로
구수하게 익어가고
옛날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부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문 열려라 참깨
혹부리 영감 등등
지칠 줄도 모르고
이어질 때 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
귓구멍속으로
침은 꼴깍꼴깍 넘어갔다
밤새워 내린 하얀 눈만큼
아버지의 잔정도
쌓이고 쌓여
처마 밑 높이까지 쌓였다
그렇게
눈 오는 겨울밤은
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속에서
날밤 지새우며
새하얗게 귀 기울여갔다
#을력:울면서 어깨를 들썩 거리는 것 같은것을 표현 했음
#다분다분:눈이 멈추지 않고 하나둘 많이 쌓이는 것을 표현
#다북다북:눈을 가끔씩 보면 어느새 떡시루처럼 켜켜이 쌓이는 것을 표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