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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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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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88

김동주 0 696
저자 : 김동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풀잎88

겨울 풀씨 하나가
내 맘을 흔들면
박씨 터지듯 언땅에 숨어있던
송이풀꽃, 회리바람꽃, 화엄제비꽃, 설앵초꽃
어린 울음들이 왈칵 쏟아졌다

산길의 풀꽃들이
길가의 들꽃들이
무수한 불꽃들로

입을 벌린 채 노을을 토해내고 있다
가슴은 재가 되었는데
눈꽃 속 풀씨 한줌
횃불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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