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매화가 피어
옥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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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2 22:14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어느새 매화가 피어
-박종영-
절기가 입춘 절기임을 알아차린 매화나무
발가벗은 나무 그 까칠한 피부 위로 햇볕이 줄지어
살찌는 바람을 풀어 놓는다.
동박새가 훈훈한 봄 하늘을 물고 내려와
기진한 나무를 정겨운 소리로 다독이고,
밉도록 차가운 겨울바람이 환한 꽃잎 향기 짙은 자리에
미더운 봄기운이 타인의 이름으로 아른거린다.
옷깃을 여미며 잡아당기는
고실 고실한 웃음, 파란 그늘 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밀어 넣는 흥겨운 붉은 동백,
회색 하늘 불러모아 초라한 길섶에 아직도
무명(無名)한 풍경으로 한들거리며 슬픔을 참는
하늘의 꽃 낡은 억새,
빛바랜 바람개비는 눈물이 된다.
짧아서 찬란하고 그래서 더욱 아쉬운 초봄에
살벌한 꽃으로 피어 다부진 복수초가 기지개를 켜는 시간
오직 한자리 그리움으로 서 있는 설중매,
당신은 누구의 이름으로 고독한가?
-박종영-
절기가 입춘 절기임을 알아차린 매화나무
발가벗은 나무 그 까칠한 피부 위로 햇볕이 줄지어
살찌는 바람을 풀어 놓는다.
동박새가 훈훈한 봄 하늘을 물고 내려와
기진한 나무를 정겨운 소리로 다독이고,
밉도록 차가운 겨울바람이 환한 꽃잎 향기 짙은 자리에
미더운 봄기운이 타인의 이름으로 아른거린다.
옷깃을 여미며 잡아당기는
고실 고실한 웃음, 파란 그늘 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밀어 넣는 흥겨운 붉은 동백,
회색 하늘 불러모아 초라한 길섶에 아직도
무명(無名)한 풍경으로 한들거리며 슬픔을 참는
하늘의 꽃 낡은 억새,
빛바랜 바람개비는 눈물이 된다.
짧아서 찬란하고 그래서 더욱 아쉬운 초봄에
살벌한 꽃으로 피어 다부진 복수초가 기지개를 켜는 시간
오직 한자리 그리움으로 서 있는 설중매,
당신은 누구의 이름으로 고독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