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날 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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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설날 밤엔

초월 0 837
저자 : 윤 갑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1.23     출판사 :
까치설날 밤엔 / 初月<crescent>
어릴 적 까치설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지
엄니가 사주신 새 신발을 마루에
올려놓고 누가 가지 갈까 잠을
설치던 추억
바람에 문풍지 우는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 어둠 깔린 문밖을
바라보다 밤을 새우던 설날에
아버지는 뒤척이는 날 깨우신다.
큰댁에 차례 지내려 동생 손잡고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걸어갈 때
질기고 질긴 기차표 통고무신이
눈 위에 도장을 꾹꾹 찍어놓고
기찻길을 만든다.
칙칙 폭폭 기차가 네일 위로
뿌연 연기를 내품으며 달려간다.
마음의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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