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의 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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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의 연서

곽상희 0 755
저자 : 곽상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27     출판사 :
눈 속의 연서
           
                                                                            곽상희



눈 휘날리는
동네 푸른 우체통 밑
고개 민 노란 눈꽃 하나


바다 건너 한 남자가 서 있다
눈 아지랑이 부서지며
깊고 환한 웃음
일그러진 입주름 사이
4월의 안간힘 눈물 젖어
아카시아 흰 꽃 속삭이고 있다


넌 이방바닷가 조가비
겨울을 참아 진주 태우는
속 찬 조가비
네가 기다려온 많고 많은
지상의 주름 길 조각 나
좁쌀 보다 작은 숨


그가 손을 내민다
내 가슴에 내 가슴에 피어 있는
다만 그 한 송이 꽃처럼
더 이상 불행할 수 없는 행복을 가지고
내 안으로 들어온다


장미의 화려한 고통과
조가비의 인내의 긴 연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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