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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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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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108

김동주 0 710
저자 : 김동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미발표     출판사 :
풀잎108

가난한 애비에게서
헐벗은 에미에게서
태어났기에
그제 불어온 바람의 발톱에 긁히고
어제 불어온 바람의 칼날에 베이고
오늘 불어온 바람의 발길에 밟히고
두더쥐처럼 움크린 채
가졌던 가진 가질
것 다 털어내야
목숨 하나 끌어안을 수 있어
비쩍 나부끼는 풀잎아
바람 잠잠하면 하늘 한점 잘라먹고
빈 숨 크게 토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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