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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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무릇

李英芝 0 1390
저자 : 이영지     시집명 : 사랑맞추기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꽃 무릇

말 못 할 사연에도 꽃 무릇 얹어주면
찾아온 댓바람에 알 수가 있어져요 
웬 붉은 얼굴이냐고 나무라지 마셔요

온몸을 여름밤에 뒤척여 얻어놓은
소낙비 한 여름을 둥글게 엮느라고
흙속에 들어앉아서 어눌하게 자라요

꽃 무릇 붉은 길이 그대로 이른 봄에 잎이나 6-7월에 시들다 다시 또 핀 8-9월 꽃대로 오른 꽃이 피어나네요

잎들이 갈 길 떠나 오로지 없어진 뒤
피느라 
무릇 꽃이
피느라 밤 별들이
흔들어 못 견디느라
무릇 꽃이 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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