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
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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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9 05:54
저자 : 오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왕벚나무
오문경
이른 봄,
바람구두 하나 신고
한라산 개오름에 올라 보면
지구보다 더 크고 둥근 절 보이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허공법회 열리는 곳
순백의 초심으로 열리는
우주문 지나
맑고 고운 아가손 염주,
주렁주렁 매달고 선 왕벚나무*
이백육십오 년 된 사랑탑 그늘엔
술패랭이, 가시쑥부쟁이,
낭아초, 피뿌리풀
오순도순 모여 합장을 하고
환한 미소도 나누지요
난, 저 아래 봉개동 주막에서
동동주나 한잔 마시고
만수 첫사랑 흙냄새에
흠씬 젖어 있다가
보얀 화선지 받쳐 들고
바람결에 날려 오는
사슴지기 처녀의 불꽃 심장
꾹꾹 눌러 찍은
불멸의 분홍빛 낙관, 받아 두어야지
*왕벚나무: 제주시 봉개동에 소재하는 왕벚나무는 세계에서 수령이 제일 오래된 왕벚나무임, 천연기념물 159호로 지정되어 있음. 이외에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신례리에 156호, 전남 해남군 삼산면에 173호로 지정된 왕벚나무 자생지가 있으며, 이 기회에 왕벚나무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임을 밝혀 둠.
오문경
이른 봄,
바람구두 하나 신고
한라산 개오름에 올라 보면
지구보다 더 크고 둥근 절 보이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허공법회 열리는 곳
순백의 초심으로 열리는
우주문 지나
맑고 고운 아가손 염주,
주렁주렁 매달고 선 왕벚나무*
이백육십오 년 된 사랑탑 그늘엔
술패랭이, 가시쑥부쟁이,
낭아초, 피뿌리풀
오순도순 모여 합장을 하고
환한 미소도 나누지요
난, 저 아래 봉개동 주막에서
동동주나 한잔 마시고
만수 첫사랑 흙냄새에
흠씬 젖어 있다가
보얀 화선지 받쳐 들고
바람결에 날려 오는
사슴지기 처녀의 불꽃 심장
꾹꾹 눌러 찍은
불멸의 분홍빛 낙관, 받아 두어야지
*왕벚나무: 제주시 봉개동에 소재하는 왕벚나무는 세계에서 수령이 제일 오래된 왕벚나무임, 천연기념물 159호로 지정되어 있음. 이외에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신례리에 156호, 전남 해남군 삼산면에 173호로 지정된 왕벚나무 자생지가 있으며, 이 기회에 왕벚나무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임을 밝혀 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