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앞에서
백승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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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9 07:43
저자 : 백승학
시집명 : 사월의 꽃잎
출판(발표)연도 : 2017년 2월 17일
출판사 : 북랩
영화관 앞에서
백승학
무심코 흘려보낸 것이
세월만은 아니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아서
나는 오늘도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옅은 코발트 빛이 나는
커다란 영사막 하나를 내 앞에
펼쳐내렸으나
나는 숱한 아쉬움
감추고만 싶어서
빛나는 하늘은 등 뒤에 세워두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자꾸
매만지고 있었다.
영화관 같은 세상이
시나브로 어스름해져 갈 때
잊지 않고 있는 것은 하늘이 아니라
각색의 필름을 감아두던 작은
영사실 같은 내 가슴이었기에
매표소 앞의 인파들 속에 서서
저무는 하늘은 등 뒤에 세워두고
멍든 가슴을 자꾸
쓸어내리고 있었다.
백승학
무심코 흘려보낸 것이
세월만은 아니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아서
나는 오늘도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옅은 코발트 빛이 나는
커다란 영사막 하나를 내 앞에
펼쳐내렸으나
나는 숱한 아쉬움
감추고만 싶어서
빛나는 하늘은 등 뒤에 세워두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자꾸
매만지고 있었다.
영화관 같은 세상이
시나브로 어스름해져 갈 때
잊지 않고 있는 것은 하늘이 아니라
각색의 필름을 감아두던 작은
영사실 같은 내 가슴이었기에
매표소 앞의 인파들 속에 서서
저무는 하늘은 등 뒤에 세워두고
멍든 가슴을 자꾸
쓸어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