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 -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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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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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 - 신동엽

관리자 0 7387
저자 : 신동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사양들 마시고
지나 오가시라
없는 듯 비워둔 나의 자리.

와, 춤 노래 니겨
싶으신 대로 디뎌 사시라.

한물 웃음떼 돌아가면
나 죽은 채로 눈망울 열어
갈겨진 이마 가슴과 허리
황량한 겨울 벌판 돌아보련다.

해와 눈보라와 사랑과 주문(呪文),
이 자리 못 물고
굴러떨어져 갔음은
아직도 내 봉우리 치솟은 탓이었노니.

글면 또 허물으련다
세상보다,
백짓장 하나만큼 낮은 자리에

나의 나
없는 듯 누워.

고이 천만년 내어주련마.
사랑과 미움 어울려 물 익도록.
바람에 바람이 섞여 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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