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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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날처럼

초암 0 855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4     출판사 :
오늘도 그날처럼




          초암 나상국




갈꽃이 지고

혹한을

미처 준비하지 못함으로

초조하던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다

뒤돌아 서서

떠날 때는 아무런 말없이

그냥

떠나면 좋으련만

앞도 뒤도 꼬리자르기한

안갯속 같은 미로

말 한마디 툭 던지고 간

침묵의 세월

해가 뜨고

달이 뜨고 지고

오랜세월을

이제나 저제나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도

허수아비의 구멍난 런닝구

드나드는 바람소리만 울어댈 뿐

눈 감아도 눈을 떠도

오늘도 그날처럼

생생하게 남은 회억

환청처럼 붙잡는다

기다려 달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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