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가려고 하고
옥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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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13:27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봄날은 가려고 하고
-박종영
세월의 어느 시기이든 봄은 기어이 온다
시간의 기억은 봄의 어떤 길에서도
떠나지 않으려고 흔적을 남긴다
꽃은 열매를, 나무는 녹색의 그늘을,
계곡물은 생명의 소리로 작은 물방울 끌어모아
강으로 흘러가는 모험을 설명하고,
한자리에 우뚝 선 천년 바위는 검은 나이테를 다스리는
의젓함으로 산에 피는 꽃들의 가격을 매기는 순서를 정한다
산에서 들녘으로 눈을 돌려 마음을 옮기고 나면
어느새 물못자리 융숭한 곳에 물총새 물장구가 정겹고
무논 자운영 보랏빛 꽃 속에는 하늘나방이
붉은 점을 찍고 날아오르고, 이쯤 하여
아름다운 풍경은 저절로 흘러가는 것이려니
해마다 봄을 맞는 기쁨이 어긋나서 한 점 구름은
허허로운 마음에 그림자로 남는다
-박종영
세월의 어느 시기이든 봄은 기어이 온다
시간의 기억은 봄의 어떤 길에서도
떠나지 않으려고 흔적을 남긴다
꽃은 열매를, 나무는 녹색의 그늘을,
계곡물은 생명의 소리로 작은 물방울 끌어모아
강으로 흘러가는 모험을 설명하고,
한자리에 우뚝 선 천년 바위는 검은 나이테를 다스리는
의젓함으로 산에 피는 꽃들의 가격을 매기는 순서를 정한다
산에서 들녘으로 눈을 돌려 마음을 옮기고 나면
어느새 물못자리 융숭한 곳에 물총새 물장구가 정겹고
무논 자운영 보랏빛 꽃 속에는 하늘나방이
붉은 점을 찍고 날아오르고, 이쯤 하여
아름다운 풍경은 저절로 흘러가는 것이려니
해마다 봄을 맞는 기쁨이 어긋나서 한 점 구름은
허허로운 마음에 그림자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