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가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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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가려고 하고

옥매산 4 995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봄날은 가려고 하고

                          -박종영

세월의 어느 시기이든 봄은 기어이 온다
시간의 기억은 봄의 어떤 길에서도
떠나지 않으려고 흔적을 남긴다
꽃은 열매를, 나무는 녹색의 그늘을,
계곡물은 생명의 소리로 작은 물방울 끌어모아
강으로 흘러가는 모험을 설명하고,
한자리에 우뚝 선 천년 바위는 검은 나이테를 다스리는 
의젓함으로 산에 피는 꽃들의 가격을 매기는 순서를 정한다
산에서 들녘으로 눈을 돌려 마음을 옮기고 나면
어느새 물못자리 융숭한 곳에 물총새 물장구가 정겹고
무논 자운영 보랏빛 꽃 속에는 하늘나방이
붉은 점을 찍고 날아오르고, 이쯤 하여
아름다운 풍경은 저절로 흘러가는 것이려니
해마다 봄을 맞는 기쁨이 어긋나서 한 점 구름은
허허로운 마음에 그림자로 남는다
4 Comments
오애숙 2017.04.24 22:19  
시인님의 시향에 머물러 봅니다
일 연에 표현하신 것처럼

'세월의 어느 시기이든
 봄은 기어이 온다'

봄은 늘 회도라 오나

젊은 날의 봄은
다시 오지 않기에

허허로움이 심연에
나부끼는 봄날이나

백세시대 향하는 맘
곧추어 새봄 맞이하며

새로운 파란 날개
가슴에 품어보네요.
옥매산 2017.04.29 09:01  
봄은 옛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우리에게
다시 오는데 우리는 자꾸 변한 모습으로 새봄을 대하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푸른 오월이 찾아옵니다. 계절의 여왕 오월에 더욱 건승하시고
문운을 빕니다.  함께한 시간 감사합니다.
정석영 2017.04.26 13:11  
박종영.... 비슷한 이름의 시인이신지,
박시인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리산에 혼자서 사는
구름산방의 정석영(운거스님)입니다.

매우 차분히 아름다운 시를 구성해 놓으시고
어찌 그 끝부분을 허허로운 그림자로
끝을 맺고 계시는지 저도 허허로워지네요
혹 강릉에 사시는 '시인'은 아니신가요

그리고 오애숙 님도 아마 시인이신가 싶네요
아름다운 댓글로 올려주신 인상도 참 좋습니다.

다시 시를 읽어보니, 박생님이 아마 그러한 사연이 있으신 게 아닐까 싶어지네요

이렇게 고운 봄날에, 지리산 구름산방에서
옥매산 2017.04.29 08:59  
운거스님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에 과분한 격려말씀 주시어 무척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전남 목포입니다.
저와 같은 이름의 시인은 대전에 한 분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생각해보면 절기는 그 모습으로 오는데
우리만 변하고 있어서 지난날의 시간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