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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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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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하는 말

초암 0 956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4     출판사 :
바람이 전하는 말

                  나상국

날씨가 흐리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우울한데
허락도 없이
참문 넘어온
한 줌 햇빛이
밖으로 나와 보란다
망설이지 말고

마음 삭히는 데는
시원한 바람만 한 게 없다며
어서 나와서
바람에 몸 맡기고
꽃과 벌들이 살 섞는 소리를
바람이 전해주는
향기에 한껏 취해 보란다

바람따라
이골목 저 골목
휘돌아 온
라일락 향기가
나른한 오후의 한나절
그 짧은 시간
불을 지른다

바람이
흥분하지 말라고
귓속말을 하곤
또 다른 골목을 찾아서
황급히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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