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샤워 트리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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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샤워 트리 낙화

하늘호수 0 703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697     출판사 :
길 위의 샤워 트리 낙화 / 성백군


저런!
어쩌자고 저리 나대는가
빈야드 블리바드(Vineyard Blvd) 도로 위를
무리 지어 하얗게 굴러다니는 하와이 여름꽃
샤워 트리(Shower Tree) 낙화

차라리 나무에 매달린 채로 시들고 말 일이지
살 만큼 살았으면서
어디를 가려고.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바람 불 때마다 가지를 떨쳐 내드니만
바람도 잡지 못하고 바람에 실려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세상 바닥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가

차바퀴에 깔리고---,
제물을 따라가다가 돈의 노예가 된 사람처럼
권세를 잡으려다가 흉기가 된 사람처럼
명예를 얻으려다가 시궁창이 된 사람처럼
이리 모였다가 저리 흩어지고---,

그래도 한 가지 잘한 일은
네 모습 보여주며 나를 지적하고 있으니
나에게는
네가 선교사고, 네가 순교자고,
세상 쫓아가는 겉모습만 번지러 한 종교인들에게는
네가, 선생님이구나

  697 - 0810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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