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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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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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청

김근이 0 859
저자 : 김근이     시집명 : 신작
출판(발표)연도 : 2017년     출판사 :
환청(幻聽)

                    김근이

나 여기서 참 오래 살았다
태어나서 고기 잡는 어부로
한 평생을 보냈다
그 세월을 뒤적이면 마음이 아파
그냥 가슴에 묻어놓은 사연들
떠날 때는 내려놓고 가야겠지

들어 내놓고 자랑 할 것도 없고
남겨 놓기 아쉬워
죽을 때 가지고 가고 싶은
욕심나는 것도 없다
내 손 끝에 매달려
삶을 애걸하던 고기들이
팔딱 그리며 몸부림치던 감촉과
처다보든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은
바다에 던져놓고 가야겠지.

돌아 갈 때는 무얼 가지고 갈까
평생 정 들었던
파도소리 갈매기소리는
내 귀에 매달려 따라 오겠지
때로는 소름 끼치도록 두렵고
눈물 나도록 서러워도
잠시라도 떠나있으면
내 귓가에 울려오는 환청
눈물겹도록 정다운 그 소리의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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