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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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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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목필균 0 721
저자 : 목필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지하철에서

 
                                        潤疇 목필균

 

네 명의 손주 품고 나니

어느 새 경로석에 앉게 되었다

 

설친 잠 때문인지

고개를 숙인 채 자꾸 눈이 감긴다

잠깐잠깐 눈을 뜨면

출근길 갖가지 신발들이 보인다

주인들은 보이지 않지만

이른 아침 어디로 가는 신발인지 알 것같다

 

투박한 등산화

정갈한 뾰족구두

커 보이는 운동화

뒤축이 주저앉은 낡은 구두

 

지하철 바닥에 빼곡히 자리 잡았다가

역마다 떠나고 다시 모이는 신발들

스마트폰에 눈귀를 쏟고 있는 주인을 지탱하고 있다




빈 경로석 앞에서 차마 앉지 못하고

저린 발 뺏다가 넣었다 하던

뾰족구두가 허겁지겁 빠져나간 충무로역

 

그녀의 저린 발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동걸음이었던 내 젊음은

어느 역을 통해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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