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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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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골목상권

하늘호수 0 710
저자 : 성백군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대기업 골목상권 / 성백군


산기슭 오솔길에서
길을 막고 있는 낯익은 바위
언덕 위에 있을 때는 장관이더니만
소나기 지나간 뒤
길 위에서 보니 볼품 사나운 막돌이구나

어디를 가려고
무엇을 하겠다고
전망 좋은, 높은 자리 다 내어주고
사람 다니는 길바닥에 내려와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나무도 풀숲도 생기가 돌고
하늘은 말갛게 개어
정오의 해가 활짝 웃고
네 몸에서 기생하는 이끼조차도 파릇파릇 돋아나는데
너는 길 위에 갇혀서 길을 잃고
사람들 힘들게 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었구나

곧 시청에 연락해서
불도저로 밀어버릴 거야
영세기업 잡아먹는 너는, 부서져야 해
너는 네가 욕심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702 - 082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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