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도 바람길이 있다 / 민 병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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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도 바람길이 있다 / 민 병련

민병련 0 991
저자 : 민 병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바람에도 바람길이 있다  /  민 병련

 

 


 

 

어제 지나왔던 길

오늘 바라보니 다른 모습이었네.

 

눈을 감으니 부드러운 바람이 길을 안내하고,

잠시 쉬었다가 가는 길인데

길섶에 강아지풀은 한 뼘 더 자라있고,

보이지 않았던 그곳에는 새싹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바람 길이 아니라며

비켜섰던 그곳에는 바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훌쩍 커버린 키를 재고 있었다.

새로운 길은 열려 있었다.

따스함을 알았을 때

바람길은 보이기 시작했고

바람에도 바람길이 있다는 것은

바람만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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