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의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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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의 정사

초암 0 829
저자 : 나상국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5     출판사 :
어젯밤 꿈의 정사

 

                초암 나상국

 

푸른 달빛 은은하게 내려앉은 뜨락

고요를 깨는 수차 소리

하얀 물보라 일으키던 밤

소나무 그늘에 가려진

붉은 돌 탁자 위

드러누운 여인의

볼륨감 있고

터질듯한 농염한 모습의 실루엣

바람이 살갗을 닿을 듯 말 듯

살짝 더듬고 지나갈 때마다

뒤틀리듯 베베꼬이는

격정의 오르가슴

눈 질끈 감아보지만

눈 감을수록

묵직하게 부풀어 올라

불타오르는 정염

참을 수 없는 마른침 꼴깍 삼키며

긴 신음을 토한다

달빛과 바람의 뜨거운 정사

차라리 깨지 않는

꿈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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