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채송화-백령도4
임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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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09:03
저자 : 임백령
시집명 : 거대한 트리
출판(발표)연도 : 2016
출판사 :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
(어제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 가게를 들렀는데, 천장 가까이 그림을 프린트한 천이 보였다. 낯익은 풍경이어서 보니, 아! 백령도 두무진이었다. 주인이 화가인가 보다. 그것을 찍어온 것인데, 두무진 절벽에서 해병 아들 면회 갔다가 따온 땅채송화가 요즘 피어 있는 것을 가까이서 보고 있다. 올 여름은 한 번 다녀와야겠다. 두무진 절벽 땅채송화 노란 꽃이 장관이겠군. 북한 장산곶이 보이고 천안함이 가라앉은 곳, 그리고 심청이가 몸을 던진 바다)
땅채송화
-백령도4
백령도 해병 아들 면회하러 갔다
두무진 절벽에서 따라온 땅채송화 한 줄기
먼 거리의 꽃말을 어루만진다.
거센 바다 물결 제 뿌리로 삼고
젊음의 고뇌를 못 틔우는 ‘씩씩함’이여
줄기 한 부분 몰래 잘라 내어
다른 모습으로 변해보라 땅에 놓아도
내던진 맨몸뚱이로 온 겨울 버티다
봄눈 뜨고 정신없이 뻗어오른다.
고개 들고 일어서는 줄기마다
두무진 바위 절벽 한 칸 한 칸 쌓듯
바람 칼날 훔친 기상 칸칸이 내쏜다.
땅채송화
-백령도4
백령도 해병 아들 면회하러 갔다
두무진 절벽에서 따라온 땅채송화 한 줄기
먼 거리의 꽃말을 어루만진다.
거센 바다 물결 제 뿌리로 삼고
젊음의 고뇌를 못 틔우는 ‘씩씩함’이여
줄기 한 부분 몰래 잘라 내어
다른 모습으로 변해보라 땅에 놓아도
내던진 맨몸뚱이로 온 겨울 버티다
봄눈 뜨고 정신없이 뻗어오른다.
고개 들고 일어서는 줄기마다
두무진 바위 절벽 한 칸 한 칸 쌓듯
바람 칼날 훔친 기상 칸칸이 내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