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불꽃이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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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불꽃이 튄다

초월 0 760
저자 : 윤 갑수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6.22     출판사 :
여름날 불꽃이 튄다. / 初月<crescent>

쪽빛 하늘에서 햇살이 쏟아지니
헉헉 거리는 나그네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겁다.

허리춤을 졸라맨 세월의 무게를
못 이겨 그만 두 동강 난 허리 띠
나의 자화상인 듯 처량하다

더위 먹은 아스팔트길은 녹아
빗물처럼 검게 흘러내리고
살인적인 폭염의 속삭임은 나그네
발목을 잡는다.

여름날 태양은 불꽃의 심지를
가슴에 꽂고 불을 댕기니
심술궂은 무더운 바람이 슬슬
부채질을 해대고 벌겋게 익은
얼굴엔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혀
열꽃을 피운다.

  初月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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