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빈방
민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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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9 01:46
저자 : 민경대
시집명 : 347-1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시공장
나의 빈방
방이 방이 내가 자는 방이 항상 비운다
내가 방을 비우니 방도 나를 비운다
종이 한장 없는 방은 두렵지 않다
종이로 무슨 소리가 종이로 무슨 얼굴이
종이로 메아리가 들어 있는 방을 두렵다
방에 아무것도 없고 모기소리만 잉잉나고
내가 죽을 때도 저 모기소리는 잉잉 나의 귓전에 울릴까
이 새벽에 방이 종이를 비우고
이밤에 나의 차에 싣는다
종이는 산 언덕에 자리잡고 무의미를 기다린다
방이 방이 내가 자는 방이 항상 비운다
내가 방을 비우니 방도 나를 비운다
종이 한장 없는 방은 두렵지 않다
종이로 무슨 소리가 종이로 무슨 얼굴이
종이로 메아리가 들어 있는 방을 두렵다
방에 아무것도 없고 모기소리만 잉잉나고
내가 죽을 때도 저 모기소리는 잉잉 나의 귓전에 울릴까
이 새벽에 방이 종이를 비우고
이밤에 나의 차에 싣는다
종이는 산 언덕에 자리잡고 무의미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