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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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문

김귀녀 0 780
저자 : 김귀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초록 문

김귀녀



초록 잎을 먹고 사는 녀석과 함께 있으면
어느새 초록이 된다
손자 녀석이 좋아하는
초록색을 펼쳐놓고
아이들의 일상을 듣는 시간
녀석의 꿈은 거대하다
화가로
우주비행사로
돈을 많이 벌어 할머니 신발을 사준다는
가끔은 내가 빤히 아는 거짓말도 한다
내일 당장 엄마와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다는
초록 잎을 먹고 사는 녀석과 함께 있으면
어느새 초록의 문이 된다
나도 함께 초록 잎을 먹고
푸르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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