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 조은-
poemlove
0
5237
2002.08.16 18:51
저자 : 조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내 몸이 빨리 썩어 흩어지도록
이승의 단맛을 가득 채워 묻어다오.
내가 풀 한 포기나 나무 뿌리에 기대어
미련스럽게 이 세상으로 다시 오지 못하도록
스무 길 땅 속에다 깊이 묻어다오.
스무 길의, 흙을, 잘 구운 기와처럼, 내게 얹어다오.
삶이여, 죽음에 닿아보는 이 순간은
너도 내게서 쉬고 있구나 !
이승의 단맛을 가득 채워 묻어다오.
내가 풀 한 포기나 나무 뿌리에 기대어
미련스럽게 이 세상으로 다시 오지 못하도록
스무 길 땅 속에다 깊이 묻어다오.
스무 길의, 흙을, 잘 구운 기와처럼, 내게 얹어다오.
삶이여, 죽음에 닿아보는 이 순간은
너도 내게서 쉬고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