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넘어 산사(山寺)로 간 벗에게
오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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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21:28
저자 : 오문경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쉰 넘어 산사(山寺)로 간 벗에게/오문경
네 푸르고 나 파아란 날에
침방울 튕겨가며 개똥철학 논쟁하던
의기는 어디 두고
이름도 희미한 산사,
외진 산방(山房)에 몸을 숨기었는가
먹비에 옷 젖는 줄도 몰랐던 시간 속,
온화한 입술,
바람 한 점에도 부릅 쥔 눈알,
어둑한 시장통 추레한 좌판 위,
걸쭉한 누런 국수 면발처럼
길고 길 줄만 믿었던 우정의 배는
어디에다 띄워 보내고
기나긴 잿빛 벽돌 담장도 다 덮어가던 그대의 서(書),
흰 눈발 휘몰고 오는 백야(白夜)의 폭설같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쉰 넘게 살아온 인연(因緣)의 굴레,
업보(業報)의 운해(雲海), 마침표를 찍고
무명(無明)의 껍질 벗으려
너 홀로 천공(天空)에 뿌려진 금비(金錍)* 찾아
길을 뜨고 말았는가. 하루아침에
이 적막의 승방(僧房), 네 육신(肉身) 가두었는가
아, 발아래 하얗게 미소 짓는
맑디맑은 저 야생화 앞에서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내 위선(僞善)의 콧날은
*금비(金錍): 1.인도의 안과 의사들이 눈을 수술 할 때 사용하던 매스, 즉 수술용 칼.
2.지혜의 상징.
네 푸르고 나 파아란 날에
침방울 튕겨가며 개똥철학 논쟁하던
의기는 어디 두고
이름도 희미한 산사,
외진 산방(山房)에 몸을 숨기었는가
먹비에 옷 젖는 줄도 몰랐던 시간 속,
온화한 입술,
바람 한 점에도 부릅 쥔 눈알,
어둑한 시장통 추레한 좌판 위,
걸쭉한 누런 국수 면발처럼
길고 길 줄만 믿었던 우정의 배는
어디에다 띄워 보내고
기나긴 잿빛 벽돌 담장도 다 덮어가던 그대의 서(書),
흰 눈발 휘몰고 오는 백야(白夜)의 폭설같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쉰 넘게 살아온 인연(因緣)의 굴레,
업보(業報)의 운해(雲海), 마침표를 찍고
무명(無明)의 껍질 벗으려
너 홀로 천공(天空)에 뿌려진 금비(金錍)* 찾아
길을 뜨고 말았는가. 하루아침에
이 적막의 승방(僧房), 네 육신(肉身) 가두었는가
아, 발아래 하얗게 미소 짓는
맑디맑은 저 야생화 앞에서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내 위선(僞善)의 콧날은
*금비(金錍): 1.인도의 안과 의사들이 눈을 수술 할 때 사용하던 매스, 즉 수술용 칼.
2.지혜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