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가 있는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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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가 있는 가을 풍경

홍수희 0 4941
저자 : 홍수희     시집명 : ..............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
플라타너스가 있는 가을 풍경/ 홍수희


플라타너스,
잎을 떨구고 있네

쓰린 비늘 하나씩 떼어 내어
지나는 행인들 발아래
켜켜이 깔아 주고 있네

제 몸을 떼어 내는 게
어디 아픔 없이
될 일이랴 만
다소곳한 몸짓으로
헐벗고 있는 네 모습은
이 가을, 시리도록
눈부시구나

한여름 뙤약볕 밑에
그 그늘 용케도 서늘하더니
이제 엉성한 가지 사이로
네가 품은 하늘이
대신 저리도 짙푸른 것을

이제 알겠네
네 아픔이 나에겐 그늘이었다는 거
네 고독이 우리에겐 위안이었다는 거

이 가을, 많이 아파야겠네
나도 누군가의 그늘이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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