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 줍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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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 줍던 날

김귀녀 0 1544
저자 : 김귀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     출판사 :
알밤 줍던 날

김귀녀

가을이 오면 남편은 입버릇처럼
이런 말을 한다
굼뱅이도 뒹구는 재주가 있고
나도 나만의 재주가 있다!
가을이 오니 남편은 재주 때문에 바쁘다
몇 십 년 살아온 토박이들 보다 더 많이 비밀의 밤나무를 안다
밤 줍는 재주가 있다고  웃는다
알곡익는 신기한 시골이 참 좋다고
공기도 참 좋다고 손주 녀석도 거든다
바람도 구름도 쉬어가는 아늑한 곳에서
토실토실한 알밤 마음껏 주워
모두 흐믓하다
숨어서 지켜보는 다람쥐도 모른 척
비옥한 땅이 아닌데도 밤알이 굵다
한번쯤 저 나무도 절망에 빠져본 날들이 있을 텐데
가뭄에도 장마에도 굴하지 않고
알밤을 떨어뜨리는 걸 보니...
고맙다. 고맙다
남편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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